한겨례신문에서 퍼온 글입니다.
http://www.hani.co.kr/section-005000000/2003/12/005000000200312041844316.html

코리아텐더, 로윈... 등 지난 2월부터 최저가 낙찰방식의 경매사이트가 우후죽순처럼 생겨나 호황을 누렸으나 사행행위로 불구속기소 되었다.

서울지검 컴퓨터수사부(부장 이창세)는 4일 ‘최저가 경매’사이트를 운영해 수십억원대의 부당 이익을 얻은 혐의(사행행위등규제및처벌특례법 위반)로 코스닥 등록기업 코리아텐더 대표 유아무개(41)씨와 ㈜로윗닷컴 대표 허아무개(37)씨, ㈜열인명 대표 이아무개(38)씨 등 3명과 해당 법인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이들 사이트를 해킹해 승용차 등 5100만원 상당의 경품을 타간 혐의로 문아무개(32)씨를 구속기소하고, 한아무개(18·고교생)씨 등 3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유씨는 지난 2월 경매 사이트를 연 뒤 지금까지 37차례 승용차 등 수백만~수천만원짜리 경품을 내걸고 최저가 또는 최고가 경매 행사를 벌여, 경매 참가자들한테 받은 참가비와 경품 값의 차액인 50억4천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또 허씨는 지난 6~10월 17차례 경매 이벤트를 열어 15억2천만원, 이씨는 지난 7~11월 98차례에 걸쳐 13억3천여만원의 부당 이익을 각각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 사이트는 경매 참가자들한테 한번 경매가를 써내 응모할 때마다 800~3천원씩의 참가비를 받고, 경품 시가의 0.05~10% 범위 안에서 1원 단위로 최저가 또는 최고가를 단독 응찰한 사람에게 해당 경품을 주는 방식의 사행성 행사를 벌여왔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은 “최근 20여개에 달하는 이들 최저가 경매 사이트는 사행행위 중 특정설문에 대해 해답을 제시하는 조건으로 응모자들한테 금품을 모아 적중자에게 이익을 주고, 나머지에게는 손실을 주는 행위인 ‘현상업’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특례법 제정 이후 기업 등이 ‘현상업’ 규정을 적용받아 형사처벌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사이트는 참가비를 받고 최저 유일가 등의 조건을 붙여 경품 낙찰이 우연에 의해 이뤄지도록 한 점 등에 비춰 ‘현상업’을 한 것이 명백하다”며 “일부 참가자는 이런 경매에 빠져 수천만원의 금전적 피해를 입거나 신용불량자가 된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법원은 애초 검찰이 유씨 등 사이트 운영자 3명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에 대해 “현상업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해 법리상 다툼의 여지가 있다”며 모두 기각 결정을 내려, 앞으로 치열한 법정공방이 예상된다.

하석 기자 hgrhs@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