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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멋집 - 글읽기
  올갱이국(고디탕, 다슬기탕)
작성자 : 종구기 조회수 : 573 

올갱이국에 대한 향수가 있어 오늘 중앙일보 기사에 나 있어서 퍼왔습니다


예전에 삼성제약 대전지점에 근무할 때 청주와 충주 출장 나갈때 맛있게 먹었던 올갱이국을 다시 찾아가서 먹을 기회가 거의 없어서~~


충북 괴산은 정겹다. 구불구불 산과 강이 뒤엉킨 지형이지만 그 풍경이 사람을 압도하지 않는다. 이맘때 걷기 좋은 괴산 산막이옛길을 걸어보면 이 말을 실감할 수 있다. 드라마틱한 풍광은 없지만 걷는 내내 푸근한 기분이 든다. 괴산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도 그렇다. 
올갱이국 이야기다. 

40년 내력의 '괴산 할머니네 맛식당' 올갱이국
고기 귀하던 시절 즐겨 먹던 보양식
할머니들이 바늘로 한 톨씩 살 발라낸 중노동의 결과

맑은 강에 사는 올갱이(다슬기의 충청도 방언)를 건져 일일이 살을 발라 끓여 먹는 올갱이국은 대단한 맛은 아닐지 몰라도 마음 허할 때면 생각나는 푸근한 음식이다. 
괴산 사람들의 소울푸드 '올갱이국'. 구수한 된장과 올갱이에서 우러난 시원한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괴산 사람들의 소울푸드 '올갱이국'. 구수한 된장과 올갱이에서 우러난 시원한 맛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룬다.

괴산 시외버스터미널과 산막이시장 인근에는 ‘올갱이국 거리’가 있다. 올갱이국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 약 10개가 옹기종기 모여 있다. 그중에서도 오랜 내력과 맛을 자랑하는 집은 ‘할머니네 맛식당(043-833-1580)’이다. 약 40년 전 유록수(86)씨가 시장 옆에 식당을 열었는데 20여 년 전 지금 자리(괴산읍 괴강로 12)로 옮겼다. 유씨 건강이 나빠지면서 시동생인 김동렬(64)씨가 홀서빙을, 김씨 아내 김난옥(63)씨가 주방을 맡고 있다.  

괴산 올갱이국 거리에서도 오랜 내력을 자랑하는 할머니네 맛식당.

4월28일 점심시간에 식당을 찾았다. 식당은 작고 허름했다. 홀에 4인 테이블 4개, 작은 방에 테이블 2개가 전부였다. 액자 속 사진과 연예인과 손님들이 남기고 간 사인은 모두 오래된 듯 빛이 바랬다. 액자에 걸린 메뉴도 단출했다. 올갱이국(7000원), 특 올갱이국(1만원), 올갱이무침(4만원)이 전부였다. 올갱이국을 주문했다. 손님이 몰리기 전 김 사장에게 올갱이국 이야기를 들려달라 했다. 
수심이 얕고 맑은 강에서 사는 올갱이(다슬기의 충청도 방언). [중앙포토]

수심이 얕고 맑은 강에서 사는 올갱이(다슬기의 충청도 방언). [중앙포토]

“고기가 귀하던 옛날 괴산 사람들이 보양식으로 많이 먹었죠. 괴산을 관통하는 달천(괴강)에 널린 게 올갱이였으니까요. 그냥 올갱이만 넣고 끓이면 양이 안 차서 발라 낸 올갱이 살에 밀가루와 푼 달걀을 버무려서 끓여 먹었죠.”
강원도나 충청도 등 다른 지역에서도 올갱이국을 먹어봤지만 밀가루와 달걀이 들어가는 건 몰랐다. 부엌으로 침투해 김난옥씨가 국 끓이는 모습을 봤다. 아욱을 듬뿍 넣은 된장국이 펄펄 끓고 있었고, 김씨는 밀가루 달걀 옷을 입은 올갱이를 한 국자 떠서 국에 집어넣었다. “예부터 가정집에서 흔히 해먹던 방식”이라며 “식당에서는 주문을 받으면 그때마다 올갱이를 밀가루, 달걀에 치댄다”고 설명했다. 
한 톨 한 톨 살을 발라낸 올갱이를 밀가루와 계란에 버무린 다음에 된장국에 넣는다. 예부터 괴산 사람들이 먹던 방식이다.

한 톨 한 톨 살을 발라낸 올갱이를 밀가루와 계란에 버무린 다음에 된장국에 넣는다. 예부터 괴산 사람들이 먹던 방식이다.

다섯가지 밑반찬과 연기 풀풀 나는 올갱이국이 나왔다. 국물부터 한 숟갈 떴다. 된장의 구수한 맛과 올갱이에서 우러난 시원한 맛이 절묘하게 어우러졌다. 두번째 숟갈은 건더기를 듬뿍 떴다. 숨이 푹 죽은 아욱과 싱싱한 부추, 탱글탱글한 올갱이가 각기 다른 식감으로 입안에서 춤추는 기분이었다. 밀가루 계란 옷을 입은 올갱이는 여태 먹어본 것들보다 훨씬 고소했다. 밥 한 공기를 다 비우고, 국그릇 바닥이 드러나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필요치 않았다. 반찬도 근사했다. 김치와 나물, 깻잎장아찌만 있으면 올갱이국이 없어도 밥 한 공기가 거뜬할 것 같았다. 
밑반찬도 아주 맛있다. 깻잎장아찌는 3년을 숙성했단다.  

밑반찬도 아주 맛있다. 깻잎장아찌는 3년을 숙성했단다.

고향이 괴산이 아니거니와 올갱이국에 대한 남다른 추억이 있는 것도 아닌데 ‘고향의 맛’을 만난 기분이었다. 아마도 국 한 그릇에 담긴 지극한 정성과 세월이 벼려낸 맛 때문이리라. 올갱이를 먹으려면 바늘로 한 톨 한 톨 살을 발라내는 중노동을 거쳐야만 한다. 맛식당은 인근 시장과 마을회관 할머니들이 직접 깐 올갱이를 쓴다. 식당 뒤편에는 장독대가 가득하다. 올갱이국에 쓰는 된장을 담은 독이다. 최소 3년, 오래된 건 8년을 묵었다. 반찬으로 나오는 깻잎장아찌도 3년 숙성한 것이란다.  
평일이어서인지 식당에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 인증샷 찍기 바쁜 외지인은 보이지 않았다. 주로 연세 지긋한 어르신들이 ‘어이구 좋다. 어이구 좋다’ 하며 후루룩 국을 들이켰다. 올갱이가 철분 함량이 높아 빈혈에 좋고, 해독·숙취 기능이 탁월한 건강 식재료라는 건 잘 알려진 사실. 하지만 괴산의 올갱이국을 설명하는 데는 긴 설명이 필요없다. ‘어이구, 좋다.’ 이 말 한마디면 충분하다.
 

[출처: 중앙일보] [여행기자의 미모맛집]⑮내 고향도 아닌데 왜 '고향의 맛'이 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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